디나모 x 김기열 (지큐 코리아)
Dinamo x Kiyeol Kim at GQ Korea
우리는 수년간 김기열과 메시지, ‘하드웨어’ 및 사전 출시된 글꼴 파일을 교환해왔다. 지큐 코리아에서 김기열은 종종 한글의 핵심과 그에 대응하는 라틴 폰트를 멋지게 결합하는데, 우리는 이 아트 디렉터가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을 항상 흥미롭게 지켜봐 왔다. 그 덕에 우리는 Camera, Maxi 그리고 Favorit가 처음으로 잡지에 등장하는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지큐 코리아도 디나모의 첫 한글 글꼴인 파보리트 한글(Favorit Hangul)의 특별한 서포터가 되어주었다.
2019년 타이포잔치에 참여했을 때, 우리는 드디어 김기열과 개인적으로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윤민구가 디자인한 파보리트 한글(Favorit Hangul)의 출시를 기념하여 김나요, 강문식과 함께 일련의 ‘하드웨어’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그때 이후로 우리는 윤민구와 함께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우리의 두 번째 한글 글꼴 작업에 몰두해오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곧). 바이 스크립트 타입 디자인에 관해 윤민구는 이렇게 말한다. “완전히 다른 본성을 지닌 두 개의 스크립트를 조화시키는 일은 꽤 도전적인 작업이다. 가령 한글은 베이스라인 기반의 서체가 아니기 때문에, 라틴과 한글 글꼴을 한 줄로 정렬하는 일은 항상 첫 번째 단계라 할 수 있다. 파보리트 한글(Favorit Hangul)의 경우, 서체 자체뿐만 아니라 디나모의 독특하고 재미있으며 발랄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 결국, 아주 새롭고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는데, 한편으로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본에 충실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다가오는 디나모 한글 글꼴 출시를 앞두고(우리가 항상 얘기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김기열에게 한국의 서체 디자인과 지큐 코리아에 관한 그의 전반적인 비전을 듣고자 몇 가지 질문을 보내기로 했다. 여러 차례 산발적으로 진행된 이메일 소통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디나모를 향한 특별한 서포트를 아끼지 않은 김기열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한다!
\(^o^)/(^。^) (^^)v
지큐 코리아 매거진에 관한 비전을 들려주세요.
저는 상업 잡지를 만들기 때문에 두 가지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공적인 비전, 다른 하나는 사적인 것이죠. 우선, 잡지 발간을 유지하고 판매를 증가시키기 위해, 충분한 광고 수익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 및 경제성에 따른 비전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제가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한 잡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가끔은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결과물에 만족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완전히 만족스러운 잡지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 역시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광고까지 포함해 모든 내용이 하나로 통합된 잡지 말입니다.
당신은 오랫동안 디나모의 글꼴을 사용해 왔습니다. 우리가 대화를 시작한 게 언제인지, 그리고 우리 서체 중 가장 처음 사용한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시나요?
5년 전에 소통하기 시작했죠. 당시 저는 지큐 코리아에서 일한 지 2년 차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향한 갈증이 있던 때였어요. 새로운 팀이 꾸려졌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다른 종류의 잡지를 만들 타이밍이었습니다. 지큐 코리아 16주년 기념 리디자인을 앞두고, 저는 디나모의 Prophet을 발견했고 주저 없이 구매했습니다. Prophet은 확실히 다른 서체였지요.
지큐 코리아의 20주년 기념호가 방금 저희 우편함에 도착했습니다. 다양한 요소들로 엄청 개성 있는 잡지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곧 출시될 저희 Camera를 잡지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이번 호를 위해 Camera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Camera를 사용할 기회를 주신 디나모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는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이번 20주년 기념 커버를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촬영이 불가능해지면서, 다른 종류의 커버가 필요해졌습니다.
저희 20주년 기념 3부작 커버는 모델이나 유명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던 기존의 전통 대신 작가 3인의 그림으로 장식했습니다. 이번 아트 프로젝트에 Camera가 가진 라이트 트랩 구멍들이 아주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고, 결국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로 탄생했지요. 스프레드 중에는 Camera 자체의 구멍에서 도출한 원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페이지도 있습니다.
이번 호에 첨부한 스티커를 통해 Camera가 널리 알려지는 걸 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작가들의 그림으로 구성된 세 커버에 커버 라인을 입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때문에 독자가 원한다면 알파벳 스티커를 이용해 헤드라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직접 커버를 꾸밀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편집장님도 기꺼이 이 제안을 받아주셨죠. 이번 호가 출간된 뒤에 저희 주변인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이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하는 걸 발견했어요. 디나모의 이빨 스티커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너무 기쁜 소식이에요! 당신은 패션 스프레드에도 Maxi를 사용해왔습니다. 패션이라는 맥락에서 Maxi를 사용할 때는 어떤 점이 좋았나요?
디나모가 로고에 Max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고 나서 저도 Maxi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프로젝트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9월호에 발표될 예정이었던 발렌시아가 캠페인의 사진들을 보고, 드디어 Maxi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axi는 마치 하나의 기계 부품처럼 보이기 때문에 당시 촬영 톤에 잘 어울렸고, 그래서 이걸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스프레드는 Maxi만으로도 훌륭했지만, 그 호의 다른 스프레드와 동기화하기 위해 저희는 Maxi와 Favorit를 섞어 사용했습니다. Maxi는 한 자 한 자에 매력과 통일성이 있는, 귀여우면서 멋진 서체입니다. 그 때문에 Maxi는 믹스매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실제로 우리 파보리트 한글(Favorit Hangul)의 첫 테스터이자 피드백을 준 사람입니다. 어땠습니까?
파보리트 한글(Favorit Hangul)을 사용하자 기본적으로 시간 소모가 많았던 문제들이 해결되었습니다. 한글 글꼴에 라틴 문자가 포함되면, 대게 그 라틴 문자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디자인에 맞아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우리는 보통 두 개의 글꼴을 직접 맞춰서 사용해야 합니다.
Favorit를 사용하기 전에는 한글과 라틴 서체를 섞어 본문을 조판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와 라틴 서체를 함께 사용할 때는 두 서체의 굵기와 크기가 맞도록 수많은 디테일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두 글꼴을 조율한 텍스트를 읽을 때면, 종종 미세한 시각적 끊김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방식은 인디자인 스타일 리스트를 만드는 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또한 많은 양의 그렙 사용 때문에 문서를 옮기는 것도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Favorit를 사용한 뒤로는 한국어와 라틴 문자 모두에서 조화롭고 매끈한 설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동시에 문서를 다루는 일도 훨씬 쉬워졌습니다. 이제 본문에서 고딕체를 사용할 일이 생기면 저희는 Favorit를 항상 우선순위로 고려합니다.
더 일반적인 측면에서, 현재 한글 서체 세계의 발전 상황은 어떤지 당신의 시각에서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더 기대하시는 바가 있나요?
한글 이탤릭과 필기체가 조금 더 발전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글은 라틴 서체와 비교했을 때 구조적인 차이가 크고 글자 수도 훨씬 많기 때문에, 이는 한국어 서체 디자이너들에게 몹시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 한글 활자 디자인을 향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서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다양한 한글 서체와 레터링이 생기고 있고, 나아가 한글과 라틴 문자를 결합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글처럼 글자 수가 많은 알파벳에 유용한 가변 글꼴을 향한 관심 역시 크고요!
Dinamo x Kiyeol Kim at GQ Korea
We’ve been exchanging messages, Hardware, and pre-released font files with Kiyeol Kim for a number of years now. We’re always excited to see how the art director approaches his design for GQ Korea, where he often combines a Hangul core with surprising Latin counterparts. It’s in this way that we first got to enjoy seeing our own Camera, Maxi, and Favorit making appearances across the magazine, and lately, GQ Korea has also been a special supporter of our first Hangul release, Favorit Hangul.
We finally got the chance to connect with Kiyeol personally in 2019, when we participated in Typojanchi and produced a series of Hardware with Nayo Kim and Moonsick Gang to celebrate the launch of Favorit Hangul, designed with Mingoo Yoon. Since then, we’ve been working hard with Mingoo on our second, still secret Hangul release (more on this soon). As Mingoo says of bi-scriptual type design: “It’s quite challenging to harmonise two scripts with totally different natures. For example, Hangul is not a baseline-based script, so aligning the line of the Latin and Hangul scripts is always the first step. For Favorit Hangul, the main challenge was to express the unique, fun, and cheerful character of the font and also Dinamo: The result looks very new and unexpected—it’s humorous but also faithful to the basics.”
In anticipation of our upcoming Hangul release—and because we've always been talking—we decided to send Kiyeol some questions about type design in South Korea as well as his vision for GQ Korea more broadly. Thank you to Kiyeol for this ongoing, sporadic email exchange and for your special support of Dinamo over the last years! <3 <3 <3
Tell us about your time working for GQ Korea and your vision for the magazine.
I make a commercial magazine and therefore have two visions for it, one public and one private. First, I have a vision determined by economics and the necessity of generating enough advertising revenue to keep the magazine circulating and sales increasing. But then I also want to create a magazine that is personally satisfying. Sometimes I find an appropriate compromise and am satisfied with the results, but I always have the desire to create a magazine that is absolutely satisfying—unifying all the content of the magazine together, including its advertisements.
You're a long time user of our fonts. Do you remember when we started talking together and what typeface of ours you first used?
We started talking five years ago. Two years had passed since I began working at GQ Korea, and I had a thirst for new ideas. There was a new team, and it was time to try new things and make a different kind of magazine. Ahead of GQ Korea’s 16th anniversary redesign, I found Dinamo's Prophet and I bought it without hesitation. Prophet was a distinctly different typeface.
GQ Korea's 20th anniversary issue just arrived in our letterbox. It has such character, with all the different inserts, and it's exciting to see our upcoming ABC Camera explored throughout the pages so extensively. Why did you choose Camera for this issue?
I'm very, very grateful to Dinamo for giving me the opportunity to use Camera! We made the 20th anniversary cover in collaboration with Louis Vuitton. However due to Covid-19, shooting abroad wasn't possible, and so a different kind of cover was needed.
Our 20th anniversary trilogy of covers featured paintings by three artists, rather than our existing tradition of featuring models or celebrities on the front. I thought that the light trap holes of Camera would match nicely with this art project. It came together into something that many people have enjoyed. Among the spreads, there are also pages designed with the motif of a circle that emerged from Camera's own holes.
It's been crazy for us to see how Camera has spread so much with the sticker sheets you included in the issue. How did that idea actually come about?
I decided that it was not appropriate to put a cover line on three covers featuring drawings by artists, so I came up with the idea that the readers themselves could decorate the cover with headlines if they wanted to using alphabetical stickers. The editor-in-chief happily accepted this proposal. We noticed people around us started putting stickers on their smartphones or laptops when the issue was released. Your tooth sticker has also been very popular!
That’s amazing to hear! You’ve also been using Maxi for some of your fashion spreads. What have you enjoyed about Maxi in these fashion contexts?
From the moment I saw how you used Maxi in your logo, I thought I would like to use it too, but I couldn't find a suitable project. I was finally able to use it when after I saw photographs of the Balenciaga campaign that were going to be published in the September 2020 issue. I thought it would be great to use Maxi because it looks like single machine parts, which suited the tone of the shoot. The spreads were great with Maxi on its own, but to sync it with other spreads in the issue, we mixed Maxi and Favorit together. Maxi is a cute and cool typeface where each character has a sense of charm and unity—I think there is an infinite possibility to mix and match with it.
You've actually been one of our very first Favorit Hangul testers and feedbackers. How's that going?
A lot of time-consuming challenges have basically been solved by using Favorit Hangul. When Latin characters are included in Korea fonts, usually the Latin characters don’t work for the design we’re aiming for. So in this case, we’ll usually have to pair two fonts together ourselves.
Before using Favorit, we were typesetting body copy by mixing Hangul and Latin typefaces together. There were some issues with this: For instance, when using Korean and Latin typefaces, you have to make lots of detailed adjustments in the weights and sizes so that they fit together.
When I read the text after we'd adjusted two fonts like this, I often felt the subtle visual interruption. Plus it took a lot of time and effort to create an InDesign style list, and moving the document was slow due to the use of many greps. With Favorit though, it’s now possible to set up harmonious and smooth copy in both Korea and Latin. And handling the document is far easier. Now, when we’re using Gothic typefaces for body copy, Favorit is always our first consideration.
More generally, we’d love to know from your perspective: What are the current developments in the Hangul type world like at the moment? And is there something you wish you'd see more of?
It would be nice if the development of Hangul italics and scripts progressed a little more. However, I think it's a very difficult task for Korean typeface designers, as Hangul as significant structural differences from Latin typefaces and a much larger number of characters.
More generally, interest in Hangul type design is higher than it’s ever been, with more and more designers creating new typefaces. So now, more diverse Hangul typefaces and lettering are appearing and there’s a lot of research going into how to pair Hangul and Latin characters together. There’s also a great interest in variable fonts, which are very useful for alphabets with a large number of characters like Hangul!
Credits
Art Direction: Kiyeol Kim
Translation: Young-Rong Choo
ABC Favorit Hangul: Mingoo Yoon with Dinamo
ABC Favorit: Dinamo (Johannes Breyer & Fabian Harb)
ABC Maxi: Dinamo (Johannes Breyer & Fabian Harb with Andree Paat)
ABC Camera: Dinamo (Johannes Breyer, Fabian Harb, Robert Janes) with Sascha Bente
ABC Prophet: Dinamo (Johannes Breyer & Fabian Harb with Erkin Karamemet)
Interview: Madeleine Morley
Special Thanks: Aram Lee